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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 필리핀 마켓 사라질 '위기'

종로구청, 도로법 위반과 디자인 조성공사로 인해 이전할 것 권고


"혜화동 필리핀 마켓은 우리 생활의 터전이며 우리 문화인데 이것이 사라진다면 말이 안돼요". 필리핀 사람들은 80% 정도가 성당을 다니는 카톨릭이다. 성당에 많이 모인다. 기도하고 미사하고 친구도 만난다. 혜화성당을 중심으로 1997년부터 형성되어 왔던 필리핀 마켓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혜화동 성당에는 일요일 1시부터 필리핀 미사를 보기위해 필리핀 사람들 1,500~2,000 여명이 참석하며 이들은 필리핀 마켓을 중심으로 문화를 형성해 왔다.

필리핀 마켓은 주로 식자재와 생활필수품, 음식, 잡화 물건을 많이 판다. 물론 필리핀 물건이며 그들의 생필품인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 모이는 사람은 한국, 미국, 네델란드, 필리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멀티컬쳐 다문화 거리다.

지난 5일 종로구청에서 혜화동 성당 알빈 신부를 찾아와 필리핀 마켓이 노점으로 형성되어 도로법 위반이며 노점은 불법이며 디자인 조성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공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를 대면서 필리핀 마켓의 이전에 대해 전했다. 또한 다문화가정에 해당되지 않은 사람은 노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통고를 받고 문제는 시작됐다.

종로구청 최성민 건설과장은 "공식적으로 문제시 된 것은 '차도로 다녀야 한다'는 민원이 발생하기 때문이며 또 하나는 도시 디자인 거리로 조성하면서 그곳에 물길을 조성했는데 공사가 다 끝난 것이 아니라 벽천(벽에서 물이 흐르는) 조성공사가 남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필리핀 마켓에 제동을 걸었다. 그렇지만 "혜화동 필리핀 마켓이 다문화거리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충분히 인정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든 조정이 되어 다 잘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곳은 현재 필리핀 부부 4개, 다문화가정 11개, 한국인 1개의 노점이 있지만 종로구청에서는 다문화가정을 제외한 곳은 노점을 바로 없애버리고 3월을 기점으로 전체가 다 이전하기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전도 쉽지않아 앞으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며 그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박일선(63세) 씨는 "내 형제간 오해하고 미워하고 하는 것은 싫다. 어렵게 살려는데 굶겨 죽이려고 한다"면서 "이전하라고 하는데 동성고등학교는 그 학교 나름의 행사가 있고 일정이 있어 불허한다는 통보를 이미 받았고 또 다른 쪽인 낙원동거리는 성당과 너무 멀어 사람들은 오지 않을 것이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필리핀 부부라서 제외 대상에 들어있는  놀마(49세) 씨는 "나는 1997년부터 이곳 혜화동에서 장사를 시작했던 사람이다. 이제와서 나가라고 하다니 기분이 너무 좋지않다. 다문화가정은 이거 아니라도 생활할 수 있는 길이 있지만 필리핀 사람들만 있는 경우는 오히려 그런 것이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애초에 다문화가정에 대한 문제를 내걸었던 쪽은 종로구청이지만 이것도 규모를 좀 줄여 최대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이 필리핀 마켓은 이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운영되어왔던 만큼 그들에게 결정권을 주어야 하지 않았나 보여진다.

노점상 관계자와 신부는 7일 오후 5시 필리핀센터에 모여 이 사태에 대해 회의한 결과 앞으로 이들은 각 센터의 필리핀 공동체와 연합하여 구청과 서울시에 진정서를 낼 예정이며 종로구청장과 박진의원을 면담하여 앞으로의 사태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를 진행해 보기로 결정했다.


필리핀 마켓에 펼쳐진 미니인터뷰

"없어지면 안돼요. 전 어디로 가나요"
펠린다 필리핀 여성

필리핀 부인 펠린다(78년생) 씨와 함께 살고 있는 남편 배남일(64년생) 씨는 아내를 위해 이곳 혜화동에 들러 음식도 먹고 부인에게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가끔 들른다면서 이곳이 없어진다면 어디로 가서 아내의 고향을 느끼게 해줄지 모르겠다고 전한다.

이날도 아이와 함께 셋이 들러 장을 보러 왔다고 하면서 이곳은 그녀에게 있어 고향의 느낌이라고 수줍은 듯 말했다.

이곳이 어떤 곳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필리핀 사람도 많고 친구도 있다. 즉석에서 만드는 필리핀 음식이 있고 필리핀 사람에게는 이곳이 중요하다. 고향과 같은 곳이라고 하면서 필리핀 마켓이 없다면 많이 불편할 것이다"라고 했다.

"필리핀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쉼터까지 운영합니다"
우리은행 경재선 차장

성당 건너편에 우리은행은 일요일 문을 연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동남아순방중에 그곳에서 필리핀 사람들이 은행 업무 보기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한국에도 외국인근로자가 많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은행이 일요일에 운영할 수 있도록 했던 계기가 있다고 한다.

수익만을 생각한다면 그리 크지 않지만 외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고 있으며 2층에는 '필리핀 근로자를 위한 작은 쉼터'도 운영하면서 친목도모의 공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거리에서 장사하는 것은 우리가 어쩔 수 없지만 일요일만 하는데... 구청과 잘 조정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이어온 이들의 문화 인정해야 한다"
이해순 필리핀 물품 수입업체 직원
 

"필리핀 부부는 장사를 못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들중에는 오랫동안 이곳을 지킨 사람이 있으며 그들의 경력을 인정해줘야 한다. 그들은 이곳에서 오랫동안 필리핀의 문화를 전하는 전달자였다".

이해순(50년생)씨는 이곳 노점상에 물품을 대어주는 업체에서 일한다. 그리고 이곳 혜화동으로 물품을 전달하러 온지는 1년여 됐지만 이곳이 참 많은 필리핀 사람들과 한국사람이 오가는 곳이며 오래되어 이곳의 문화거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다문화가정만이 아니라 필리핀부부나 어떤 경우라도 다같이 인정하고 다같이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국나라 사랑해요"
필리핀 마켓 놀마 씨

 
혜화 필리핀 마켓에서 직접 음식을 조리하여 먹을 수 있는 노점을 운영하는 놀마 씨는 다문화 가정이 아니라 제외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놀마씨는 "우리가 1997년부터 이곳 혜화동에서 처음 마켓을 열고 지금까지 왔다. 근데 지금 이렇게 '다문화가정이 아니면 나가라'고 한다면 기분이 좋지않다"고 하면서 "한국을 사랑한다. 돈없는 사람은 도와주기를 바란다. 돈만 생각하는 장사가 아니라 우리 필리핀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며 우리의 문화이다"고 말했다.

"여기는 믹스 컬쳐 필리핀 아니예요"
네델란드 후브란도루(37세)

"필리핀 친구따라 오늘 처음 왔어요. 여기서 한국사람도 만나고 음식도 먹고 대화도 해요. 믹스컬쳐의 거리인데 이곳이 없어지면 안돼요. 많은 사람이 와서 같이 좋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입니다"라고 말한 네델란드인 후브란도루씨는 믹스컬쳐의 좋은 거리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한국사람을 자연스럽게 만나고 대화를 많이 나눌 만한 공간이 없는데 이런곳에서는 누구나 친구이고 얘기하고 음식먹고 너무나 즐겁다고 했다.

* 출처 : 다문화방송국 샐러드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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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필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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